박서진
박서진

롯데 아쿠아슬론

수영 (1.5km) 런 (계단 123층) 총합
기록 27:46
(1:51/100m)
23:27
54:24
순위 에이지 4/38
남성 36/750
에이지 1/38
남성 13/750
에이지 1/38
남성 11/750

2026년 7월.

처음으로 에이지 1등을 해서 의미 있었던 대회. 시상대의 가장 높은 곳에 서는 기분을 처음 알았다.

3년간 잠실에 살면서 ‘이런 대회도 있네?’ 싶어서 항상 참가하고 싶었던 대회였다. 그런데 접수 기간이 언제인지 몰라서 매번 신청 시기를 놓쳤다. 이번에는 트라이애슬론 훈련을 함께하는 분들이 접수 일정을 알려주셔서, 치열한 접수 경쟁을 가까스로 뚫고 신청할 수 있었다.

컨셉이 재미있는 대회였다. 가끔 산책하고는 하는 석촌호수를 크게 2바퀴를 돌면서 수영하고, 까마득히 올려다보던 롯데타워를 1층부터 123층까지 계단으로 오르는 대회. 석촌호수와 롯데타워를 정복하는 느낌이기에, 잠실에 살면서 한번쯤은 도전해보고 싶었다.

평소에 트라이애슬론을 하고 있기에 수영은 크게 준비할 것은 없었다. 계단오르기는 조금 문제였는데, 헬스장에서 스텝밀(천국의 계단)을 밟아보니 생각보다 쉽지가 않았다. 달리기와는 완전히 다른, 다리 근육을 빡세게 쓰는 무산소 운동에 가까웠다. 10분만 계단을 올라도 다리가 타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힘들었다. 그래도 회사 점심시간마다 30분씩 인터벌로 다리 근육을 써주니 점점 적응이 되었다.

대망의 대회날… 석촌호수까지는 걸어서 10-15분이기에 느긋하게 밥을 먹고 대회장에 도착했다. 서울 한복판, 집 바로 앞에서 대회를 하니까 이동에 시간이 거의 걸리지 않아서 좋았다.

대회 목표 시간은 대략적으로 수영 25-26분, 바꿈터 3분, 계단오르기 3분으로 53-55분 내외를 생각했다.

수영. 한 바퀴에 750m인 석촌호수 동호를 2번 도는 코스였다. 생각보다 코스가 어려워서 기록이 좋지 않았다. 나름 속도를 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햇살이 강해 시야 확보가 어려워 직선으로 수영하지 못했다. 수영하는 동안 그렇게 숨이 차지 않았던 걸 보면, 빡세게 속도를 내지도 않았던 것 같다.

첫 바퀴를 나오니 13분 50초 정도가 찍혀 있어서 많이 아쉬웠다. 두번째 바퀴는 13분 15-20초 정도로 좀 더 속도를 냈다.

타워 올라가기. 수영을 그렇게 빡세게 하지 않은 덕분인지 심박에도 여유가 있었고, 킥을 약하게 찬 덕에 다리에도 힘이 남아 있었다. 계획대로 2칸씩 난간을 잡고 파바박 올라갔다. 123층을 올라가는 게 생각했던 것보다는 좀 많이 힘들었다. 40층까지는 그래도 올라갈 만했는데 60층쯤이 고비였다.

중간에 포기할까 싶었지만 보급소에 준비되어 있는 콜라를 마시고, 물을 정수리에 뿌려서 체온을 낮추니까 좀 정신이 돌아왔다. 80층부터는 그래도 힘이 되돌아와서 123층까지 무사히 올라갈 수 있었던 것 같다. 힘들게 꼭대기에 도착해서 전망대 풍경을 바라보니까 이걸 내가 진짜 올라왔나 싶었다…

최종 기록은 54분 24초. 수영은 약간 느렸지만 타워 오르기에서 시간을 아낀 덕에 계획대로 들어와서 뿌듯했다.

계단을 오르는 동안 단 한 명에게도 추월당하지 않았고, 내 앞에는 비슷한 나이대의 참가자가 없어 보였다. 그래서 이번에 1등을 내심 기대했는데 진짜 1등이었다.

마지막 시상식에서 이름이 호명되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 보니까 기분이 좋긴 했다. 메달도 무난한 완주 메달이 아니라 특별한 금색으로 지급되기도 했고. 경쟁을 좋아하지 않기는 하지만 유산소 능력으로 같은 나이대 많은 사람보다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받은 것 같아서 뿌듯했다.

이 기세를 몰아 10월 풀코스 아이언맨에서도 계획대로 10시간 안에 들어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 여름에 훈련 열심히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