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딩을 사면서
어제 큰 마음을 먹고 새 패딩을 장만했다. 원래는 어두운 색의 N사 롱패딩을 입다가… 오래 입은 탓에 보온력이 떨어지기도 하고 자꾸 땅에 끌리는 일이 많았다. 그래서 이참에 짧은 패딩으로 바꾸기로 했다.
지난 달에 이불을 사면서도 느꼈던 것이지만, 인터넷으로 패딩을 찾아보려고 하니까 너무 힘들었다.
정보의 홍수라는 말이 딱 맞았다. 수많은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비슷하게 생긴 패딩을 발매하고… 똑같은 브랜드에도 열 개는 넘는 종류의 패딩이 있다. 하나하나씩 상품 상세를 본다고 하더라도 다 거기서 거기라서 어지러워지기만 한다.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그냥 토요일 하루 날을 잡고 백화점에서 여러 패딩 브랜드를 둘러보기로 했다.
백화점에서 하나씩 패딩을 입어보니까 인터넷으로 찾아보던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겉감의 재질, 입었을 때의 무게와 포근함, 조명 아래에서의 색깔… 인터넷으로 알기 어려웠던 것을 바로 오감으로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백화점에서 패딩을 둘러본지 2시간만에 마음에 가장 드는 패딩을 살 수 있었다. 인터넷은 3시간을 둘러봐도 결정을 내리기 어려웠는데.
삶에서의 경험도 패딩 구입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정보 과잉의 시대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너무 많고, 뭘 할까 뭘 할까 하다가 의사결정을 포기하고 그냥 안 하기를 선택하고는 만다.
그럴 때마다 잊지 않고 싶다. 일단 하나 해보는 것만으로 인터넷에서의 경험과는 180도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을. 한 가지를 경험해본 나와 안해본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