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진
박서진

도시를 짓고 싶다

연초부터 직급이 변화하면서 회사에서 요구받는 역할이 달라졌다. 비유하자면 과거에는 축구경기에서 직접 경기를 플레이하는 주장이었다면, 지금은 구단을 우승시켜야 하는 감독으로 선임된 느낌이다.

두 역할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체감한다. 주장은 팀에 못하는 플레이어가 있다고 하더라도, 내가 열심히 뛰어서 구멍을 메울 수 있다. 감독은 그럴 수 없다. 감독이 갑자기 교체선수로 필드에 투입될 수는 없다…

어떻게 하면 감독의 역할을 더 잘할 수 있을까가 최근 고민인데, 건축과 도시계획이 약간의 힌트가 된다. 도시는 지구 단위로도 스케일이 너무 크기 때문에, 나 혼자만의 힘으로 완성할 수는 없다. 도시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과 상생하며 도시를 완성해야 한다.

나는 도시 전체의 마스터플랜을 가지고, 여기에서 살아가는 모습이란 무엇인지 명확한 이미지를 제시한다. 내가 담당하는 도시를 여러 토지구역으로 나누어 배분하면서, 지역 안의 역동성을 설계한다. 수석 건축가를 모셔서 랜드마크 빌딩을 세운다. 빌딩 저층부의 상업시설 모습을 그리고, 들어올 임차인을 심사한다.

한국에서 한 획을 긋는 멋진 도시경관을 완성하고 싶다. 100년, 200년이 지나도 주변 사람들이 좋아하고 기억해주고 벤치마크로 삼는 멋진 도시를 짓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