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진
박서진

로봇청소기

자취한지 1년이 넘었다. 깔끔을 떠는 성격은 아니지만 정리정돈된 상태를 좋아하는 편이다. 바닥에 먼지가 조금 쌓이면 발바닥으로 바로 느껴지는데 썩 좋은 기분은 아니다. 호흡기가 그다지 좋지만은 않아서 먼지가 쌓이면 기침이 나오기도 한다.

그 전에는 열심히 청소기를 돌리고 물걸레로 바닥을 닦았다. 매일 5분 10분 열심히 하면 되지… 되뇌이며 청소를 했다.

평일에는 회삿일이 바쁘다 보니까 쉽게 청소를 하지 못하는 날도 있었다. 보통 오전 8시-9시 사이에 출근하고, 온 힘을 회사에 쏟고 밤 11시쯤 퇴근하니, 청소할 겨를이 잘 나지 않았다. 그래도 신체는 정리정돈되고 깔끔한 상태를 원했다. 아침에 재채기를 하면서 청소된 상태가 간절했다.

일주일 정도 고민을 하다가 로봇청소기를 들였다. 사기까지 큰 결심이 필요했다. 12평 작은 집에 무슨 로봇청소기를? 이라는 생각을 떨치기 어려웠다. 그렇지만 요즘 20대 때 소비로 깨지고 실패하는 경험을 많이 해둬야겠다는 생각 덕분에 구매 결정까지 내릴 수 있었다.

막상 로봇청소기를 사고 보니까 왜 진작 안 샀나 싶을 정도로 좋다. 매일매일 청소를 해 주니까 신체 컨디션이 좋아진다. 나보다도 더 청소를 잘하는 면도 있어서, 청소하기 힘든 침대 밑이나 소파 밑까지 쏙쏙 들어가 진공청소기와 물걸레질까지 해준다. 매일 청소할 시간을 아끼는 정도를 넘어서 반질반질한 마루를 즐기게 되었다.

내 일의 많은 부분을 이렇게 자동화해두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매일매일 루틴으로 하던 일을, 나보다 더 꼼꼼하고 잘해주면서, 시간을 아껴주는 해방감이 대단하다. 회사 업무에서도 로봇청소기와 같은 도구들을 만들 수는 없을지 고민해보고 싶다.